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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대홍수 영화 후기 - 김다미 박해수 출연

라.보엠 2025. 12. 2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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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보엠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대홍수'를 보고 왔습니다. 김다미박해수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재난과 SF, 그리고 모성애를 결합한 독특한 장르 영화입니다.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 단지에서 어린 아들을 구하려는 연구원의 사투를 그리면서, 후반부에는 신인류 창조라는 거창한 SF 설정을 드러냅니다. 윤제경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재난을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서 요동치는 인간의 감정을 시각화하려 했다고 밝혔죠. 화려한 VFX와 연출은 인상적이지만, 설득력 부족한 서사와 설명 부족으로 아쉬움도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한국 아파트 단지가 만난 재난의 리얼리티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한국에서 익숙한 아파트 단지라는 공간과 홍수라는 재난이 만났을 때의 모습을 그렸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아파트 복도, 엘리베이터, 주차장, 계단이 물에 잠기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거대한 아파트 단지 전체가 수몰되는 장면은 시각적으로 압도적이었고, VFX로 구현한 홍수의 리얼리티도 뛰어났습니다. 아파트라는 수직적 공간이 재난 영화의 배경이 되면서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아래층부터 차오르는 물을 피해 위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 갇힌 공간에서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이 효과적으로 전달되었습니다. 한국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재난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김다미박해수, 모성과 로봇 같은 연기

대홍수 김다미

김다미는 UN 산하 비공식 연구 기관 다윈센터의 연구원 구안나 역을 맡아 모성이라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했습니다. 어린 아들을 지키려는 엄마의 절박함, 극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을 잘 표현했죠. 특히 홍수 상황에서 물에 잠기는 씬이 많았는데, 실제로 물속에서 연기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체력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소진되는 연기였을 텐데 김다미는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훌륭하게 연기해냈습니다. 반면 박해수는 처음에 로봇 같고 뻣뻣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후반부에 그 이유가 설명되더라고요. 그가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특별한 존재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그의 뻣뻣한 연기가 의도된 것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반전을 염두에 둔 연기였던 셈이죠.

대홍수 박해수

소스코드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기시감

후반부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걸 보며 강한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소스코드'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처럼 어떤 미션의 최적 결과를 찾기 위해 똑같은 고난을 반복해서 겪는 인물의 모습이 재현되었습니다. 안나는 계속해서 같은 홍수 상황을 경험하며, 매번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하고, 그 과정에서 최선의 결과를 찾아가죠. 이는 요즘 AI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AI가 어떻게 가장 좋은 결과물을 찾는지,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학습하는 과정을 생각해보게 만들었습니다. 안나가 겪는 반복은 곧 AI의 학습 과정이었던 것이죠. 다만 이러한 반복 구조는 익숙한 SF 클리셰이기도 해서, 새롭다기보다는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신인류 창조, 설명 부족한 SF 설정과 모성애

영화의 후반부는 신인류 창조라는 거창한 SF 설정으로 전환됩니다. 멸망한 현생인류를 대신해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야 하고, 그 신인류에게 필요한 마지막 요소가 바로 '감정'이라는 설정입니다. 안나는 이모션 엔진, 즉 감정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원이고, 그녀가 홍수 속에서 겪는 모성애가 신인류에게 심어질 감정의 원천이 되는 거죠. 신인류 창조라는 설정 자체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으나, 영화는 신인류의 마지막 단계인 감정을 만드는 부분에만 집중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난 영화에서 SF로 전환되는 과정이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의 진짜 목적은 재난이 아니라 감정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SF보다는 모성에 집중합니다. 모성이란 이런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그 감정을 인공지능에 심을 수 있을까 하는 메시지가 잘 담겨 있었습니다. 안나가 아들을 지키기 위해 보여주는 헌신, 희생, 사랑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강력한 인간의 감정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모성애가 신인류에게도 필요한 핵심 감정이라고 말합니다. 인공지능이나 신인류가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논리나 지능만으로는 부족하고, 사랑과 희생 같은 감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면, 기계도 인간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설명 부족이 남긴 아쉬움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은 설명 부족입니다. 모성애라는 감정을 찾는 과정은 잘 그려졌지만, 그 감정을 마지막 인공지능에 어떻게 심었는지, 그리고 그 감정을 받은 신인류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안나의 경험이 데이터로 변환되어 신인류의 이모션 엔진에 입력되는 과정,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신인류가 지구를 재건하는 미래에 대한 비전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면 영화의 메시지가 더 명확하게 전달되었을 것 같습니다. 후반부의 반복 구조도 흥미롭지만, 관객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추상적이고 모호하게 느껴졌습니다. "이해해 주는 영화"가 아니라 "이해하게 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평이 와닿는 지점입니다.


영화에서 물은 파괴적인 수마이자 동시에 생명의 근원이라는 이중적인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홍수는 인류를 멸망시키는 재앙이지만, 양수는 생명을 품은 공간이죠. 안나가 물속에서 아들을 지키는 장면은 이 두 가지 의미가 겹쳐지는 순간입니다. 물은 죽음을 가져오지만 동시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윤제경 감독은 재난을 단순히 소비하지 않고, 그 안에서 요동치는 인간의 감정을 시각화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물이라는 소재를 통해 파괴와 창조, 죽음과 탄생을 동시에 보여주려 한 시도는 인상적이었습니다.

전후반부의 연출 차이

전반부는 롱테이크와 밀착된 카메라로 안나의 여정을 따라가며 관객을 재난 속으로 끌어당깁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한 액션과 생존 사투가 펼쳐지죠. 반면 후반부는 인물을 프레임 안에 가두는 방식으로 상황보다 선택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안나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선택이 신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이러한 연출의 변화는 영화의 주제가 재난에서 모성애로, 그리고 인간의 본질로 옮겨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윤제경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김다미와 박해수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2025년 12월 공개되었습니다. 비평가들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화려한 VFX와 김다미의 열연은 호평받지만, 설득력 부족한 서사와 산만한 플롯, 그리고 과도하게 신파적인 결말이 비판받고 있습니다. 관객 반응도 비슷한데, 재난 장면은 훌륭하지만 후반부 SF 전개가 갑작스럽고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넷플릭스 대홍수 포스터

넷플릭스 대홍수 볼 수 있는 곳

영화 대홍수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홍수, 지금 시청하세요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대홍수가 덮친 지구 종말의 날. 물에 잠겨가는 아파트에 갇힌 연구원과 어린 아들이 탈출을 시도한다. 그 순간 도착한 중대 임무. 그녀는 인류의 운명이 걸린 과제를 끝까지 완수할 수 있을까.

www.netflix.com

 

맺음말

'대홍수'는 재난, SF, 모성애를 결합하려는 야심 찬 시도였지만, 여러 요소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작품입니다. 한국 아파트 단지에서 펼쳐지는 홍수 재난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이었고, 김다미의 모성 연기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박해수의 뻣뻣한 연기도 후반부 반전을 위한 의도였다는 점에서 이해할 만했죠. 소스코드와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연상시키는 반복 구조는 AI 학습 과정을 떠올리게 했고, 요즘 AI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인류 창조라는 SF 설정에 대한 설명 부족, 감정을 어떻게 인공지능에 심었는지, 그리고 신인류의 미래가 어떨지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모성애라는 감정에 집중한 메시지는 잘 전달되었지만,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완결성은 다소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재난 영화와 SF를 결합한 시도, 그리고 AI 시대에 인간의 감정이 갖는 의미를 묻는 질문은 의미 있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대홍수', 한국형 재난 SF의 새로운 시도를 경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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