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 1 후기
안녕하세요, 라보엠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 마지막 5번째 시즌의 마지막화 공개를 앞두고 있어서 12월 초부터 시즌 1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첫 공개 이후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시리즈는 1983년 미국 인디애나 주의 가상 마을 호킨스를 배경으로, 정체 불명의 존재에 의해 사라진 소년 윌 바이어스의 실종 사건을 다룹니다. 더퍼 브라더스가 제작한 이 작품은 80년대 레트로 감성과 SF 호러를 결합해 향수와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밀리 바비 브라운이 연기한 초능력 소녀 일레븐의 등장과 함께 뒤집힌 세계(Upside Down)라는 독특한 설정, 그리고 다각도로 펼쳐지는 인물들의 사투가 인상적인 시즌이었습니다.
1980년대로의 시간 여행, 노스탤지어의 향연
시즌 1의 가장 큰 매력은 1980년대 분위기입니다. '구니스', 'E.T.', '더 씽' 같은 영화들이 떠오르는 그 시대의 감성은 당시를 경험했던 사람들에게 노스탤지어를 느끼게 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던전앤드래곤을 모티브로 한 설정은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마이크, 더스틴, 루카스, 윌이 지하실에서 즐기던 보드게임 속 캐릭터와 몬스터들이 실제 이야기 속에도 등장하며 메타적인 재미를 더하죠. 던전마스터, 데모고르곤 같은 용어가 자연스럽게 현실의 괴물을 설명하는 도구가 되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실제 위험이 겹쳐지는 지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날로그 전화, 카세트테이프,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비는 아이들의 모습은 스마트폰 없이도 모험으로 가득했던 그 시대를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아메리칸 울트라라는 음모론과 일레븐의 희생

일레븐이라는 캐릭터는 시즌 1의 핵심입니다. 아메리칸 울트라라는 음모론과 함께 정부의 비밀 실험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일레븐이 연 다른 차원의 문,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파멸로 치닫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노력이 후반으로 갈수록 빛을 발합니다. 밀리 바비 브라운은 당시 12세의 어린 나이에도 대사가 거의 없는 캐릭터를 표정과 몸짓만으로 설득력 있게 연기해냈습니다. 특히 일레븐과 마이크, 더스틴, 루카스의 우정은 이 시리즈의 감정적 중심축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두려운 존재였던 일레븐이 점차 친구들의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는 모습은 감동적입니다. 시즌 1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괴롭힘을 당하는 마이크가 절벽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했을 때 일레븐이 염력으로 구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순간 일레븐의 능력이 무기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힘임을 보여줍니다.
뒤집힌 세계, 점점 빠져드는 설정

뒤집힌 세계(Upside Down)의 설정은 처음에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현실과 평행하게 존재하지만 어둡고 음산한 또 다른 차원, 그곳에 사는 데모고르곤이라는 괴물. 하지만 극의 전개와 설명을 따라가면서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조이스가 크리스마스 전구로 윌과 소통하는 장면, 윌이 뒤집힌 세계에서 'Run Boy Run'을 부르며 숨어있는 장면들은 공포와 슬픔이 교차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저예산임에도 뒤집힌 세계의 시각적 완성도는 뛰어났습니다. 현실 세계와 똑같지만 모든 것이 부패하고 덩굴에 뒤덮인 공간, 공기 중에 떠다니는 포자들, 그리고 그곳을 지배하는 데모고르곤의 존재감은 충분히 무섭고 위협적이었습니다. 다만 슬래셔 호러 무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지점입니다. 피와 괴물의 잔혹한 공격 장면이 제법 있기 때문이죠.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한 다각도의 사투


기묘한 이야기 시즌 1의 구조적 강점은 여러 인물들의 시점이 동시에 펼쳐진다는 점입니다. 윌의 실종을 중심으로 친구를 잃은 낸시, 아들을 잃은 조이스, 진실을 쫓는 호퍼 등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한 주요 인물들의 노력이 다각도로 보여집니다. 윌을 찾으려는 조이스와 호퍼의 사투는 어른들의 책임감과 집념을 보여주고, 친구를 찾으려는 낸시와 조나단의 여정은 청소년들의 용기를 담아냅니다. 여러 인물들이 다 매력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낸시 캐릭터가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전형적인 인기 있는 여학생처럼 보이지만, 친구 바브의 실종 이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강인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조나단 때문에 밀려났지만 첫 남자친구였던 스티브 캐릭터가 떨어져 나가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잡는 면도 좋았습니다. 스티브는 초반에는 전형적인 자기중심적 남자친구로 그려지지만, 후반부에 낸시와 조나단을 도우며 예상치 못한 영웅으로 거듭나죠.


일레븐의 희생과 다음 시즌을 향한 기대
시즌 1의 클라이맥스는 중학교 체육관에서 벌어지는 데모고르곤과의 최종 대결입니다. 일레븐이 모든 힘을 쏟아 데모고르곤을 처치하고, 그 과정에서 사라지는 장면은 비극적이면서도 영웅적입니다. "안녕(Goodbye)"이라고 말하며 마이크에게 키스하고 괴물과 함께 사라지는 일레븐의 모습은 시즌 1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가족처럼 받아준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했습니다. 이 장면은 다음 시즌에 대한 강렬한 기대감을 남깁니다. 일레븐은 정말 죽은 걸까요, 아니면 뒤집힌 세계 어딘가에 살아있는 걸까요. 에필로그에서 호퍼가 숲속 상자에 에고 와플과 음식을 놓고 가는 장면은 일레븐의 생존 가능성을 암시하며 시청자들을 다음 시즌으로 끌어당깁니다.

10년, 5시즌의 대장정으로 가는 완벽한 출발

시즌 1은 10년간 5시즌이라는 시리즈물에 입문하는 좋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시즌은 군더더기 없이 탄탄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며, 많은 캐릭터를 잘 설명하는 좋은 시리즈입니다. 각 캐릭터가 뚜렷한 개성과 동기를 가지고 있어, 누구 하나 불필요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이크의 리더십, 더스틴의 유머, 루카스의 신중함, 윌의 순수함, 일레븐의 신비로움이 조화를 이룹니다. 어른 캐릭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이스의 모성애, 호퍼의 죄책감과 구원, 조나단의 외로움, 낸시의 성장이 각각의 서사를 풍부하게 만듭니다.
제작진과 평가
더퍼 브라더스(맷 더퍼, 로스 더퍼)가 제작, 감독, 각본을 맡았으며, 윈스턴 맥킨토시와 피노 도나지오가 음악을 담당했습니다. 밀리 바비 브라운(일레븐), 피니스 울프하드(마이크), 게이튼 마타라초(더스틴), 케일럽 맥러플린(루카스), 노아 슈냅(윌), 위노나 라이더(조이스), 데이비드 하버(호퍼), 나탈리아 다이어(낸시), 찰리 히튼(조나단), 조 키어리(스티브) 등이 출연합니다.










2016년 7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에미상 18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94%의 높은 평가를 받으며 비평적으로도 성공했습니다.

맺음말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 1'은 1980년대 향수, SF 호러, 성장 드라마, 가족 드라마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작품입니다. 던전앤드래곤 보드게임을 즐기던 아이들이 실제 괴물과 맞서는 모험, 아메리칸 울트라 음모론과 초능력 소녀 일레븐의 등장, 뒤집힌 세계라는 독특한 설정이 어우러져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소중한 사람을 되찾기 위한 다각도의 사투가 감동적이었고, 특히 낸시와 스티브의 캐릭터 발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마이크를 일레븐이 구하는 장면, 그리고 데모고르곤을 처치하고 사라지는 일레븐의 희생은 시즌 1의 하이라이트입니다. 호퍼가 숲속에 음식을 놓고 가는 마지막 장면은 다음 시즌에 대한 강렬한 기대를 남깁니다. 슬래셔 호러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극의 전개와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10년간 5시즌의 대장정으로 가는 완벽한 출발점인 시즌 1, 80년대 향수와 긴장감 넘치는 모험을 경험하고 싶다면 지금 넷플릭스에서 시청해보세요!